전문지식

동작을 할 수 있음을 보이는 것으로

하늘별님 2017. 1. 21. 11:59

그러나 다음의 한국어 피동문은 대응하는 능동문을 상정할 수 없거나 있다 하더라

도 의미적 차이를 보인다.

- 16 

(2) ㄱ. 날씨가 풀렸다.

→*(누군가) 날씨를 풀었다.

ㄴ. 이 책은 잘 읽힌다.

→?(누군가) 이 책을 잘 읽는다.


(2ㄱ)은 파생접미사 ‘리’에 의한 피동사로서 피동표현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능동문은 상정될 수 없다. (2ㄴ)도 역시 동사가 피동 표지를 갖는 피동표현이지만 

피동자 ‘책’이 행위의 대상을 의미하지 않고 피동자 속성에 의한 사건 구성으로 대응하는 

능동문과 의미적인 차이를 보인다.


최현배(1961)는 한국어의 피동(입음)을 의미에 따라 다음과 같이 이해 피동, 

가능적 피동(할 수 있는 입음), 자연적 피동(절로 되는 입음)으로 구분하였다.


(3) ㄱ. 그 사람이 도둑놈에게 잡히었소? - 이해 피동

ㄱ´. 도둑놈이 그 사람을 잡았소?

ㄴ. 이런 덫에도 범이 잡히나? - 가능적 피동

ㄴ´. 이런 덫에도 범을 잡소?

ㄷ. 오늘은, 꿩은 한 마리도 아니 잡히고, 토끼만 자꾸 잡힌다. - 자연적 피동

ㄷ´. 오늘은, 꿩을 한 마리도 아니 잡고, 토끼만 자꾸 잡는다.


(3ㄱ)은 일반 피동을 지칭하는 이해피동으로 남의 힘을 입음을 뜻한다. 

그러나 (3ㄴ)은 가능적 피동으로 형식은 피동이지만 그 뜻이 피동주체의 이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동작의 주체가 동작을 할 수 있음을 보이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3ㄷ)도 자연적 피동이 피동의 형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피동 주어의 이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주어가 저절로 동작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3ㄴ), (3ㄷ)은 대응하는 능동문(3ㄴ´), (3ㄷ´)과 의미적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동사와 결합하는 피동 표지가 동일하다는 특성에 의해 구분한 것이지만 

보여주는 장면과 이를 나타내는 구문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정해권 2015:91).